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올해 국내 커피전문점과 프랜차이즈를 통틀어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1999년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낸 지 22년 만이다. 스타벅스를 추격하던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커피전문점 난립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나홀로 성장세’를 구가하며 압도적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국내 진출 이후 22년간 단 한 번의 꺾임세 없이 성장을 이어왔다. 2000년 86억원이던 매출은 2016년 커피전문점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1조원를 넘어섰다. 5년 만에 매출 규모를 2조원 수준까지 끌어올린 셈이다. 스타벅스는 국내 커피전문점 가운데 매출과 수익성 면에서 압도적 1위다. 지난해 기준 스타벅스의 연간 매출(1조9284억원)은 커피전문점 2위와 3위인 투썸플레이스와 이디야커피의 매출 총합(5895억원)의 세 배를 넘는다.
1999년 첫선을 보인 스타벅스는 국내 커피 문화를 선도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회용 컵에 커피를 담아 들고 다니는 ‘테이크아웃’ 문화를 전파한 것도, 한 끼 식비와 맞먹는 비용을 커피에 쓰게 한 주인공도 스타벅스다. 일회용 컵을 매장에서 없애는 친환경캠페인 역시 국내 커피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다.
스타벅스의 지속적인 성장은 ‘제3의 공간’을 창출해낸 독특한 전략이 이끌고 있다. 제3의 공간은 미국 사회학자 레이 올덴버그가 제일 먼저 사용한 개념이다. 가정이 제1의 공간, 직장이 제2의 공간이라면 상업 공간 등이 제3의 공간이다. 스타벅스는 현대인들이 어떤 역할도 부여받지 않는 상업 공간을 휴식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데 착안해 스스로를 ‘제3의 공간’으로 포지셔닝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음료 한 잔 시켜놓고 개점부터 폐점까지 있어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공간을 파는 카페’로 자리매김했다”고 평했다.
2014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모바일 주문·결제 서비스인 ‘사이렌 오더’를 선보이는 등 서비스 혁신도 주도하고 있다. 연말마다 다이어리를 제공하는 데서 시작한 굿즈 마케팅 등에 힘입어 강력한 팬덤 구축에도 성공했다. 이런 전략 덕분에 스타벅스 매장 주변을 일컬어 ‘스세권(스타벅스 생활권)’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스타벅스의 브랜드 가치는 높게 평가받는다.
스타벅스는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쓱닷컴, 레스케이프호텔 등과 캠핑 굿즈 마케팅을 벌이는 등 협업해왔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새로운 조직문화와 계열사 간 시너지를 위해 다양한 실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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